미국 대리모 계약하기

우리 아기의 대리모가 되어주길 원하는 쉘비 부부와 우리의 약속을 'official'하게 만들 차례다. 

 

대리모 매칭이 되면 우리 부부와 상대 부부(예비 대리모 부부)는 법적인 계약서를 작성하게 된다. 계약서는 양측의 변호사를 통해 진행하며, 변호사 비용은 우리 부부가 앞서 대리모 에이전시에 지불한 금액으로 지불한다. 우리는 대리모 에이전시가 선임한 변호사를 통해 계약을 진행했다. (기억으론 에이전시에 in-house lawyer가 있었던것 같았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변호사를 통한 계약서 작성은 예비부모와 예비 대리모 측의 요구와 의견 조율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달라진다.

우리는 변호사를 통해 양측이 계약서에 사인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기억으론 2~3개월이 걸린 듯하다. 예비 대리모가 아이 셋 키우는 워킹맘이다보니 업데이트가 좀 느렸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계약서 완성하고 서명하기 까지 시간이 늘어졌다. 

 

우리처럼 한쪽에서 업데이트가 느리거나 아니면 양측간에 조율할 것들이 많을 경우 계약서 서명까지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커플들은 한달안 양측이 만족해하는 계약서를 만들어 서명하고 일을 진행하는 경우도 보았다.

 

계약서의 내용은 양측이 이행해야 할 것과 임신 전부터 임신 중, 임신 후에 일어날 수 있는 많은 경우의 수에 어떻게 대처 해야할지를 담았다. 계약서의 모든 내용을 일일이 열거할수는 없지만 몇 가지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본다.

 

주로 대리모 측이 임신 성공과 임신을 유지시켜나가는 데 있어 행해야할 것과 금해야 할 것에 대한 내용('예비부모의 배아 이식 전 일정 기간 동안 부부관계 금지' 같은 조항), 임신 중 중절 수술을 허용하는 기간은 몇 주 까지로 할 것인지, 임신과 출산 시 대리모의 건강보험 사용 여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대리모 건강보험을 사용하지 않고, 의료비를 우리 커플이 직접 지불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계약 위반시 상대에게 배상해야하는 금액 등이 명시되어 있다.

 

사람에 따라 계약서는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임신 중 유기농 식품만 먹어야 한다던지, 매니큐어, 패디큐어를 칠하지 않는 다던지 등등 세세한 내용을 요구할 수 있겠다.  (나는 잘 모르지만 대리모들이 들어가는 포럼(네이트 판 같은 미국 사이트)에 보면, 별의 별 것을 요구하는 예비 부모들이 많다고 쉘비가 말해줬다. 심지어 어떤 예비부부는 임신 기간 동안 대리모가 자신의 자녀를 직접 돌볼수 없도록 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건강한 아이를 셋이나 출산했고, 잘 키우고 있는 프로맘인 쉘비를 믿기로했고, 이왕 대리모가 되기로 해준거 너무 스트레스 주면 오히려 임신에 해로울 것 같아 의식주, 그 외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제약은 최소화했다. 미용사인 쉘비가 파마 시술을 안하는 것 정도. 

 

우리는 2019년 6월에 화상으로 만남을 가지고 난 후,  그해 9월 경에 계약서 사인을 했다. 하루 하루 시간이 금쪽같은 우리에게 계약서를 완성하는 이 기다림의 시간은 길게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