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리모 출산기

미국 대리모 에이전시 역할과 비용

myrainbowbaby 2020. 8. 13. 01:43

미국 내 대리모 진행은 대부분 전문 에이전시를 통해서 진행된다. 

 

여기서 에이전시의 역할은 내가 원하는 대리모를 찾아주는 일부터 대리모 과정에서 처리해야 하는 서류작업과 법률, 회계 관련 일들을 담당해주는 일이다. 

 

우리 부부의 아기를 나 대신 자궁에 품어줄 대리모가 필요하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구글링을 시작해보니, 이것저것 복잡한게 너무 많았다. 정말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막연한게 맞구나 라는 생각과 미쳐버린 price tag를 보니 이게 가능한 일일까도 싶었다. 

 

출산 중인 대리모와 대리모의 남편, 그리고 산모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예비 엄마 (출처 :U.S. Air Force photo by Staff Sgt. Delia Martinez)

대리모 에이전시와 직접 상담이 필요한 일인 것 같았지만, 당시 상업적 대리모가 불법인 뉴욕주에 대리모 에이전시를 찾기가 힘들었고, 가장 가까운 곳이 뉴저지주나 커네티컷주에 있는 에이전시들이었다. 구글 리뷰를 읽어보니 상담하기가 쉽지 않았다거나 서비스가 엉망이라는 안좋은 것들이 많아 망설이던 중 남편이 가까운 곳에서 무료로 상담해주는 에이전시를 찾게 됐다.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에이전시인데, 뉴욕에 수요가 많아서 출장상담 같은 것을 진행하는 것 같았다. 일단 무슨 말할지 들어라도 보자는 심정으로 무작정 신청을 하고 약속을 잡았다.

 

2018년 12월, 우리는 그렇게 C 에이전시를 만나게 됐다. 

추운겨울 남편과 손 꼭잡고 맨해튼 한 호텔에서 진행된 상담회장을 찾았다. 미팅에는 C 에이전시의 뉴욕 지역 담당자와 대표가 함께 들어왔다. 

 

먼저 에이전시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비용에 대해 설명해줬다.

(이건 우리 커플이 배아를 만들고, 그 배아를 대리모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출산하는 Gestational Surrogacy에 해당되는 서비스다. 정자 혹은 난자를 제공을 받아 진행하는 케이스가 아님을 미리 말해둔다)

(아래 소개하는 비용은 2018년 기준이다) 

 

1. 대리모 프로그램-에이전시 비용 : $27,750

- 대리모 매칭(만약 매칭이 안될 경우 다시 매칭시켜주는 것 포함)

- 변호사, 보험, 대리모 시험관 시술(배아이식 과정)시 발생되는 비용 지불 대행과 필요한 트레블(교통, 숙박 등) 코디네이션

- 대리모 진행을 위한 신탁계좌 개설과 유지

- 예비 부모(여기서는 나와 남편을 의미)의 심리적 서포트

 

2. 대리모 프로그램-법률서비스, 스크리닝, 서포트 비용 : $13,250

- 사회복지사의 예비 대리모 부부의 사전 스크리닝(대리모와 파트너가 대리모로 적합한지 사전에 평가하는 것)

- 예비 대리모 부부의 범죄기록 조사

- 예비 부모와 예비 대리모 측의 각각 변호사 선임비용

- 예비 대리모의 건강검진을 위한 지역 병원 조사 및 지정

- 예비 대리모 부부의 건강 상태 체크를 위한 병원 방문 시 발생하는 여행비용(배아이식 전 다시 진행하는 건강 첵업으로 배아를 이식하는 난임병원에서 진행)

 

여기까지가 계약 후 1차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그리고, 대리모 매칭이 이뤄지게 되면 2차 비용이 발생한다. 

 

3. 대리모 지급 비용 : $45,350

- 매달 대리모에게 지급하는 비용(총 $30,000 정도)

- 배아 이식 시 발생하는 비용 환급(배아 이식을 위해 병원 방문 시 드는 교통, 숙박, 식대와 배아 이식 후 대리모에 직접 지급하는 비용, 배아 이식을 위한 대리모 병원 방문 비용 등)

- 임신 기간 동안 발생하는 비용(임부복, 출산 후 회복 비용, 대리모 가정의 청소 도우미 비용 등)

- 예비 부모의 친권 관련 법적 진행 비용

- 대리모 계약건 관련, 그 외 $4,000의 예비비

 

4. 예비 부모의 친권 획득을 위한 법적 진행 비용 : $7,500

 

5. 대리모 병원비 : $17,500

 

6. 대리모 출산 시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한 건강 보험 이니셜 비용 : $3,000 (큰 수술이 있을 경우에 대비한 것으로 만에 하나 병원비가 5번 항목을 넘어갈 경우 추가로 보험을 구입할 수 있는 일종의 옵션구입)

 

예비 부모가 지불하는 모든 돈은 신탁 계좌에 예치되며, 비용이 발생할 때 에이전시가 병원과 대리모, 여행사, 변호사 등에 지급한다. 때문에 대리모 시작전 모든 비용을 현금으로 마련해두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진행이 불가하다.

 

그리고 위에 설명한 비용은 단태아의 경우이며, 쌍둥이 임신의 경우 비용은 더욱 올라간다. 에이전시 측에서 별도로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들을 만들어 두었는데, 일단 내가 진행한 사항에 대해서만 소개했다. 

 

저 1~6번에 포함되지 않는 비용은,

- 우리 커플의 시험관 비용(내 보험으로 커버, co-pay로 $25인가 냄)

- 배아 8개 유전자검사(PGS) 비용 ($1,650)

- 뉴욕 병원에서 배아 동결 및 보관 비용  

- 뉴욕 병원에서 동결 배아 꺼내는 비용 ($600)---당시 뉴욕주는 상업적 대리모 불가로 가까운 커네티컷주로 배아를 옮겨 이식 진행

- 커네티컷 병원으로 동결 배아 이송 비용($450)

- 커네티컷 병원 상담 비용(내 보험으로 커버, co-pay $25)

- 커네티컷 병원 동결 배아 보관 비용($1,000)

- 대리모 부부의 난임병원 방문 시 발생하는 건강 검진 비용($6,700)

- 대리모 부부와 우리 부부의 정신 건강 확인을 위한 정신과 의사 면담 비용($800)

- 대리모에 배아 이식 비용($3,675)

 

대략 생각나는 것만 적어도 총 $130,000 넘게 지출한 것 같다. 1~5번 비용이 에스크로 계좌에 일단 입금되어야 일이 시작되며, 이 중 사용하고 남은 비용은 다시 예비 부모에게 돌려준다. 

 

그리고 배아 이식 관련 비용은 모두 1회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만약 첫번째 이식에서 임신에 실패할 경우 재이식하는 데 드는 병원비와 대리모 부부의 병원 방문시 발생하는 비용, 이식 시 대리모에게 지급하는 비용을 다시 지불해야 한다.

 

미국에서 진행하는 대리모는 비용적인 면에서 세계 어느나라보다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대리모에 대한 법 체계가 비교적 잘되어 있고, 향후 친권 다툼이나 미국 국적 획득 등 분쟁의 소지가 낮다. 그리고 에이전시가 진행하는 대리모 선발 조건도 매우 까다로운 편이라 무엇보다 믿음이 갔고, 내가 사는 미국에서 진행하는 것이 마음 놓이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포스팅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내 여러 대리모 에이전시가 존재한다. 나의 경우 한 에이전시와만 상담을 거쳤고, 고민없이 이 에이전시를 선택했지만 만약 시간적 여유가 있고 좀 더 부지런했다면 다른 에이전시도 알아봤을 것 같다.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출산했다는 나의 IVF 담당 의사는 내가 일을 맡긴 C사보다는 좀 더 작은 에이전시를 선호하는 듯했다. 솔직히 우린 귀찮아서 지금 에이전시를 선택했다.

 

미국 사람들이 올려놓은 블로그를 보니 에이전시 쇼핑을 통해 좀 더 저렴하게 진행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고, 에이전시마다 특징을 파악해 나와 잘 맞는 곳을 찾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