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도전

시험관의 첫 성적표, AMH 수치

myrainbowbaby 2020. 7. 22. 06:24

기분 좋은 소식을 듣고 본 라스베가스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는 더 예쁘다

말 그대로 시험관 과정에서 AMH 수치는 프로젝트의 첫 성적표와 같다. 

 

난소나이를 측정해보는 지표인 AMH가 너무 높거나 낮지 않은 적절한 수준에 머물러있어야 시험관을 진행할 수 있는 건강한 난자를 적절한 갯수만큼 생산해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난소 낭종 때문에 한차례 수술(그때로 돌아간다면 받지 않을 것 같다)을 받았던 이력이 있고, 수술을 받기 전에도 연령집단 군에서 정상 범주이긴 했으나 수치가 낮은 편이라 좀 불안했다.

그리고 유산후 자궁 파열로 수술을 받았을 때 난소에도 출혈이 있어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2018년 5월 수술 직후 내 AMH는 0점대까지 떨어졌다. 좌절 스러웠다. 몸도 마음도 추스려야 했는데, 저 수치를 받고나니 마음으로 느껴지는 '망연자실'이 이런거구나 싶었다.

 

시험관이고 AMH고 뭐고, 무조건 나만 생각한 시간을 갖기로 했다.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 내가 건강해지는 방법. 어떻게 하면 즐거워질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대리모로 아기를 갖기로 결정하고 에이전시를 만나러 가기 전까지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2019년 다시찾은 병원에서 호르몬 측정을 해보잔 말에 덜컥 겁이 났다.

 

AMH는 절대 다시 오를수 없다던 블로그 글을 너무 많이 읽은 나는 담당 의사에게 내 AMH가 0점 대라며 징징 거렸다. 다행스럽게도 채혈 후 라스베가스 출장이 있었고, 바쁜게 약인지 피검사 결과 걱정은 잠시 잊고 있었다.

 

한참 일하는 데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병원에서 알려준 피검 결과는 AMH농도 1점 중반대. 의사가 시험관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소견을 전해왔다는 것. 열심히 먹은 비타민 D가 효과가 있었나?? 웃음만 나왔다.

 

기분 째진다는게 이런건가. 여전히 내 AMH농도는 내 또래 여성보다는 낮지만, 가슴속에 품은 희망이 조금 더 커지는 순간이었다.